한약=본초, 보통 이렇게 통용되는 이유는 한약재의 대다수가 식물이기때문입니다. 그래서 한의계에선 한약재에 대한 학문을 '본초학'이라 하는 것이구요.

 이번 포스팅은 전국 11개 한의과대학과 1개 한의학전문대학원 중 하나인, 우석대학교 본초학실습실 소개입니다.

잠깐! 보시기전에.....

한의학과 본초실습실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기대하신다면 잠시 숨을 돌리시길 부탁드립니다 ^^

 전통식(재래) 한약장, 재래식 약탕기와 전기약탕기, 주렁주렁 천장에 매달린 한약재 등의 광경은 인테리어가 잘꾸며진 한의원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.

 몇달전 학교 홍보처에서 한의과대학 홍보사진을 찍는다고 본초실습실에 왔다가 '한약내음 물씬 풍기는 광경(?)'을 연출하느라 고생하셨더랬죠 ㅋ

그럼 시작해볼까요?

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실습실 전경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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놀라셨나요? ^___^ 삭막해 보이죠?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실습이 끝나면 청소를 하고서 저렇게 정리시킨답니다. 안하면 쓰레기장으로 둔갑해버립니다. ㅋ

음.. 의자야 뭐.. 어디나 있는 것이고, 실험대위엔 스테레오 스코프(확대경)가 있고....

 응? 그런데 우왓! 저 엄청난 숫자의 냉장고 냉동고는???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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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좀 더 가까이서 보면 이렇습니다.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문을 가진 실습용 약재냉장고 7대표본보관용 냉동고 10칸이지요. 유리문 냉장고안에는 실습용 약재 약500여개가 들어있고, 우측의 냉동고에는 실로 엄청난 수의 약재건조표본(약 1000여종 추정)이 들어있습니다. 대한민국을 통털어도 저 표본만큼 안나오지요(어느 학교, 국가기관도 명함을 못 내밉니다) ^^b

 우석대 한의대  본초학교수님이면서 라스핀의 지도교수님께서 지난 20여년동안 전세계에서 긁어 모으신거랍니다. 너무 많다보니 관리가 점점 힘들어져 국가기관에 맡기실 생각(최후의 수단)도 가지고 계신것 같아요.

 저 안을 보고 싶으시다구요? 표본냉동고는 보안상 사진을 못 올리고, 실습용냉장고 사진만 올려보겠습니다. 왠 보안상? 그럴 수 밖에 없어요. 당연 연구용 표본이므로 사용금지품목도 들어있거든요^^

 짜안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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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현재 저 냉장고 한 칸에 24개의 약재가 들어가 있습니다. 이거 정리하는데 전임 조교가 2년간 시도를 했고, 학생들 모아서 시켜보기도 했지만.... 역시 일관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라스핀의 이 한몸 희생했었죠 ㅜㅡ 거의 두 달간, 밤 11시전에 퇴근해 본적이 없던거 같아요. 하루종일 분류해서 라벨만들고 붙이고..... 막판엔 일주일 내내 코피흘렸습니다.

 몇년 전까지만해도 유리그릇안에 약재가 들어있었는데 전임조교 최고야셈이 냉장고를 서너대 들여와서 락앤락으로 정리하다가 다 못하고 이직했었더랬지요 ㅡㅡ+
 아무튼 '냉장고 안에 락앤락용기로 보관한다'는 큰 원칙만 지킨채 처음부터 다시 정리한다고 시작...... 2개월이 걸릴줄이야... (__)

 현재는 정확히 435종의 약재가 실습용으로 비치되어 있고, 그동안 실습하면서 떨어진 약재와 앞으로 구입예정인 약재 용기를 포함하면 총 535개의 락앤락용기가 들어있는셈입니다 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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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목록대로 안쪽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여져 있죠. 실습 후 엉뚱한 곳에 용기를 집어넣는 나~~~아~~~쁜 학생들이 가끔 있어서 쌩고생하는 일도 허다합니다.
 즉, 하나가 엉뚱한 곳에 있다면 나머지 540여개를 다 뒤져야 하거든요 ㅠㅜ 실습 후 저거 확인하다가 성질 버립니다. (__)
 
 아무튼... 하나씩 꺼내어 볼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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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스핀의 석사논문 주제인 하수오 3종세트입니다. 한의대 학생들의 본초학실습용이기때문에 잘못 유통되고 있는 것도 한 카테고리 안에 넣어두었지요. 이렇게 분류 안하면 약재 이름만 천여종을 넘어가니까요... 어쨌든 저 라벨에는 약재명(한글, 한자), 기원, 효능, 학명, 구입처, 검사일, 포장일, 산지가 표기되게끔 해놨어요. 산지, 구입처, 검사일, 포장일은 나중에 변동될 수 있으므로 보호필름을 붙이고 나서 네임펜으로 기록하구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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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음.. 하수오 중에서 적하수오, 원산지는 중국 사천성, 구입처는 옴니허브, 검사일 포장일은 잘 안보이는 군요 ^^;;;;
 아무튼 확실한 태그가 붙어있지요. 첫번째로 라스핀이 구분한 다음, 내공이 모자라 분류가 애매한 것은 교수님께 확인을 받아서 작업했습니다. 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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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용기를 열어보면 보통 요렇게 되어있어요. 이 적하수오 약재용기 안의 좌측에는 유통되는 것 중 하품(질이 않좋거나 상태가 별로인 것)이 지퍼백에 들어 있고, 우측에는 앞의 라벨의 설명과 동일한 약재가 들어있지요. 물론 학생실습용이니깐 이렇게 구분해 놓는 것 뿐이구요, 표본은 상중하품과 산지별로 구분해 놨지요^^;;
 아무튼, 학생들이 임상에 나가기 전에 알아야할 약재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해서 분류해 놨어요. 나중에 저것으로 감별시험(일명 땡시)도 치루게됩니다. ㅎㅎㅎ

 저 실습실은 우석대 한의학과 학생들만이 아니라, 한약학과 학생들도 이용한답니다. 그리고, 졸업생 중에서도 약재의 정확한 분류를 확인하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경우도 있구요. 가끔은 타학교 학생도 찾아오고는 합니다. ^^

아! 본초실습실의 자랑꺼리가 또 하나 있어요.

바로~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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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요런 액침표본이랍니다. 산지(주로 중국, 몽골, 동남아시아)에서 직접 채취해와서 만들어 놓은 것이죠. 실험실에는 압착표본도 만들고 있고요.

 타학교 학생들이 가끔 오면 냉장고 다음으로 놀라는게 바로 이 액침표본이랍니다. 본초학공동교재에서 글자로만 보았던 식물의 완전체가 있으니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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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해외답사를 다녀오면 멀쩡한 놈을 골라 저렇게 주욱~~ 만들어 놓는답니다. 현재는 몇개 없지만 앞으로 더 늘어나겠죠? ^^

아쉽게도 본초학 실습실 공개는 여기서 끝입니다. 썰렁하다구요? 그럴 수 밖에요. 저 실험대 아래 쌓여 있는 작두(? - 약재절단용)와 실험실 세면대, 식기세척기, 소형전기약탕기는 사진상으로는 안보이니까요 ^^

 나머지는 본초학실험실과 본초방제학실험실 사진을 공개할때 보여드릴께요.


 어때요? 상상하신 것과는 많이 다르나요?

 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이 저렇게 썰렁하면....ㅋㅋ

그렇지만....

 수많은 약재를 실습시간에 하나씩 맛보고 형태묘사하고... 쉽진 않겠지만, 재미있겠다고 생각이 안드시나요? ^______^


+ 얼마만의 포스팅인지 모르겠습니다. 휴 /~~~~ 베트남답사를 다녀왔을때 빼고는 저 약재정리에 올인하고 있었으니까요. 일단 커다란 작업을 하나 마쳤으니 연구자 본연의 생활로 돌아갑니다. 그동안 포스팅 기다리신 분(있으시리라고는..... )이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.
Posted by 라스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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